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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제가 수염이 나기 시작한 것은 중3때였습니다.

저는 수염이 싫었습니다. 아예 털이 싫었습니다.
액모가 났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도, 음모가 났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깎으면 더 날까봐 그대로 두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자꾸 깎으라고 하더군요. 그저 자기가 보기에 싫으니까 그랬던 걸까요,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여튼, 남들 말을 따라 그냥 깎아버리면 역시 더 날 것 같았기에 깎지 않고 그대로 버텼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었습니다.
성가시게 생각하던 여자애들이 말을 걸어오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글쎄요, 저는 하나도 바뀐 게 없는데, 단지 턱에 터래기 몇 가닥이 나 있는 것을 보고서
뭔가 크게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라도 생각하는 걸까요.

머리카락이고 수염이고 터래기란 것들은 대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아니, 터래기를 보는 우리의 눈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터래기는 너무나 쉽게 변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눌리고, 바람이 불면 헝클어집니다. 고개를 좀 돌리면 삐뚤어지고, 손을 좀 대면 퍼져 늘어집니다.
그런 주제에 어찌 그렇게 인상이 달리 보일 수가 있는지! 우리의 정체성을 담기에는 변덕스럽기 짝이 없으면서도 아예 다른 사람이 된 것인 양 보이게 합니다. 아니, 터래기란 것이 원체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데도 아예 다른 사람이 된 것인 양 바라봅니다.

저를 잘 아는 사람들, 혹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까이 있던 사람들(같은 반 아이, 짝 등)은 더욱 수염 깎기를 권했습니다.
저는 수도 없이 깎으면 더 날 테니까 싫다고 대답을 해야 했습니다. 미관상 좋지 않다는 둥 고귀하신 심미안에 거슬린다는 분들과 계속 찌그락 째그락 하기도 귀찮아 붕대로 가리고도 다녀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여전히 중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제가 들은, 수염 깎으라는 권유 중 최고 걸작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강 이런 것이었습니다.


"수염 좀 깎아."
"어엉? 왜?"
"지저분하잖아."


이 수염 깎으라는 권유가 왜 최고 걸작인지는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입니다. 중3 당시 저는 세수는 꼬박꼬박 하고 다녔지만 머리카락은 귀찮아서 감지 않았습니다. 아주 잘 해야 일주일에 한 번이 고작이고, 흔히 두어 달은 감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네 달 정도 감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저 권유를 받을 때에도 당연히 그런 페이스였습니다.
다시 말해, 이 녀석은 몇 달 동안 감지 않아 개기름에 절은 머리카락보다, 매일 세수하면서 씻는 수염 쪽을 지저분하다고 의식하는 것입니다. 좀 더 확대해석해 보자면 '진짜로 지저분하냐 아니냐'에는 관심이 없고, '지저분해 보이냐 아니냐'에만 주목한 역겨운 위선의 발로인 것입니다.

일 년이 그렇게 지나고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저를 어딘가 이상한 놈으로 보는 시선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처음 몬스터 군을 만난 것은 이 고등학교에 입학해서였습니다.
그 친구는 몬스터라는 경멸과 조소 가득한 별명을 싫어했지만 이 별명이 너무나 적절하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실명으로 적는 것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므로 몬스터라고 계속 쓰겠습니다. 미리 사과해 둡니다. 미안합니다. 몬스터군.

몬스터 군은 참으로 못생겼습니다. 튀어나온 입술, 작은 눈, 낮은 코, 먼 미간, 약간 어두운 피부 색... 글로 적으니 그의 얼굴을 정말로 못생겼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헷갈리는군요. 미의 기준은 절대적이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 그 시대 보편의 미의 범주는 분명히 있다고 하는 주장이 제기되기는 합니다. 뭐,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몬스터 군이 실제로 미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못생겼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떻게 인식되고 있었는지일 것일 테니 이 끝 모를 미학 문제는 제쳐 두겠습니다.

몬스터 군은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못생겼음의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흉한 것의 대명사였습니다.
모두 그를 못생겼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혐오와 경멸로 바뀌어 간 것입니다. 그에 대한 못생긴 것이라는 인식과 그에 따르는 거부감은 몬스터 군에 대한 경멸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의 자리는 인기있는 앞줄에 있었지만 그의 옆자리는 지각 몇 분 전에 느즈막히 제가 등교할 때까지 항상 비어 있었습니다. 지각을 해도 비어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면 그의 굵은 목소리와 약간은 불분명한 발음에 비웃음이 날아왔습니다. 급식이건 뭐건 줄을 설 때면 그는 억세게 뒤로 밀려났습니다. 매사에 반 학생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에는 분명 그를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경멸이 담겨 있었습니다. 수염을 내버려두고, 이발비가 아까워서 가위로 직접 머리를 자른 등의 일로 저 역시 학기 초에 같은 취급을 받았기에 그 느낌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넓게 보아, 신체적인 이유로 일상 생활에서, 또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한다면, 그 역시 장애인이었습니다. 얼굴 장애인이었습니다.

글쎄요, 그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그런 경멸을 받아야 하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었고, 없습니다. 그런 인상을 바꿀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그는 '몬'으로서 1학년을 살았습니다.

다음해가 되고 반이 갈린 뒤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은 듯 했습니다. 제 반 교실은 건물 끝, 그의 반 교실은 건물 반대편 끝, 사이엔 다른 반의 교실이 10여개가 있었지만 문과반인 그는 이과반인 저에게 책을 못 챙겨 온 날이면 책을 빌리러 오곤 했습니다. 그에게 책을 빌리러 그의 교실에 갔을 때 몬스터를 왜 찾느냐는 소리를 들으며 다소 비웃음을 샀던 듯한 기억도 납니다.

{작성 중}

2009년 2월 15일 2시경으로 저는 이러한 수염에 대한 회의를 종료했습니다.
by ZTZEROS | 2009/02/16 03:10 | 완상 | 트랙백 | 덧글(2)
역전재판이 왔습니다.

사실 오기는 한달 전에 왔지요.

1, 2, 3, 4를 다 주문해놓고 딱 정가를 입금했는데 환율이 내릴 기미가 안 보이길래 4는 빼고 1, 2, 3만 받기로 했습니다. 가격도 대강 맞더군요. 차액은 마일리지로 넣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by ZTZEROS | 2009/02/05 03:45 | 잡담 | 트랙백 | 덧글(0)
귀차니스트 루틴 : 게으름뱅이의 반복일과
공부(일)를 해야 한다.

공부(일)하기가 싫다. 귀찮다.

놀고싶다. 놀아야겠다.

놀기도 심심하다. 귀찮다.

자고싶다. 자야겠다.

자기도 따분하다. 귀찮다.

차마 귀찮아 죽지는 못하겠고 공부(일)나 해야겠다.

처음으로 되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by ZTZEROS | 2009/02/04 17:53 | 완상 | 트랙백 | 덧글(0)
왠지 잠이 잘오는 하루입니다.
왠지 잠이 잘오는 하루입니다.

꿈꾸는게 너무 재밌더군요.
그래서 일어나서 세수하고 다시 잤습니다.
또 재밌는 꿈을 꾸었습니다.
나가서 밥먹고 들어와서 다시 잤습니다.
또 재밌는 꿈을 꾸었습니다.
죄와 벌을 마저 읽다가 다시 잤습니다.
또 재밌는 꿈을 꾸었습니다.

분명 아무것도 안했는데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뭐지 이 병맛쓰레기같은 하루는

by ZTZEROS | 2009/02/03 02:28 | 잡담 | 트랙백 | 덧글(10)
御名方 守矢 - 技 기본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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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강베기
(공중에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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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발차기
(공중에서)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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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TZEROS | 2009/01/27 09:14 | 御名方 守矢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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